AI와 대화하다 철학자를 만나다
최근 AI와 대화하면서 철학적인 질문을 많이 던지게 된 것 같습니다. “왜 의도대로 안 되지?”를 파고들다 보니, 제 사고방식과 소통 습관을 돌아보는 시간이 늘어났고, 그 과정에서 Grice라는 철학자를 만났습니다.
AI는 ‘말하지 않은 전제’를 자동으로 공유해주지 않는다.
“너는 손글씨가 예쁘다.”
이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칭찬 같지만, 맥락에 따라 “다른 장점은 딱히…”라는 뼈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때에 따라 이런 함축을 자연스럽게 읽어냅니다. AI에게는 “때에 따라”라는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저는 Claude Code — Codex를 함께 사용하는 편입니다.
- subagent를 통해 웹/코드에 있는 건초에서 바늘을 찾고
- 컨텍스트를 잘 요약하고 skill을 통해 codex 로 자문해보고
- 그 답변을 받아 agent 끼리 debate 하는 방식을 취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빠르게 도달하는 실험을 해보곤 합니다.
AskUserQuestion 도구는 Claude Code 가 질문을 유도합니다. 명시적으로 넣으니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하고, 제가 놓친 부분을 다듬어가면서 작업이 되더군요.
그래서 이 내용을 아예 CLAUDE.md로 넣을려고 했는데, 수정하면서 이런 질문을 해봤어요.
명확할 때 질문하지 말라는 지침이 굳이 원칙에 필요한가? 전문 언어학, 철학자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 제 생각의 지향점이 유사한 철학 개념이 Grice의 Cooperative Principle 라는걸 알게되기도 했습니다.
Grice는 말한 것과 의미한 것. 이 간극을 연구했습니다.
우리는 대화할 때 암묵적으로 서로의 빈칸을 채워줍니다.
- 필요한 만큼만 말하고
- 관련 있는 것만 말하고
-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합니다.
사람끼리는 공유된 경험, 조직 문화, 이전 대화가 “공통 기반”을 만들어줍니다. AI와는 이 기반이 얇습니다. 그래서 AI는 빈칸을 자기 방식으로 채우고, 우리는 “왜 엉뚱한 답을 하지?”라고 느낍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AI에게 암묵적 의미를 기대하기보다, 내가 먼저 명시하는 습관입니다.
질문을 완벽하게 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내 머릿속 전제를 꺼내 간극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합니다.
철학이 떠오르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런 접근이 저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9aGC6Ui3eE
LLM이 이해하는 영역을 철학적이고 원칙적인 지시문으로 연결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AI 시대에 철학이 점점 실용적인 도구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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