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nder's Note

대표 Jay가 팀에게 가감없이 쓰는 편지

좋은 문화는 언제 망가질까?

좋은 제도가 사라지는 순간은 악용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될 때입니다.

조직에서 새로운 문화나 제도를 만들 때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누군가 악용하면 어떻게 하지?”

그래서 많은 조직이 제도를 만들 때부터

규칙을 만들고, 예외를 정의하고, 관리 방법을 고민합니다.

하지만 여러 조직의 사례를 보면

좋은 제도가 사라지는 순간은 생각보다 다른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누군가 악용했을 때가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되었을 때입니다.


논쟁이 시작되는 순간


연차 무제한, 재택근무, 야근 교통비 지원처럼 누군가에게는 큰 문제 없이 잘 운영되던 제도를 두고 어느 순간 논쟁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저건 좀 과한 것 아닌가요?”

“어디까지 허용되는 건가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논의로 이어집니다.

“기준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규칙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순간부터 제도는

선의와 상식에 기반한 문화가 아니라

관리해야 하는 정책이 됩니다.


그리고 정책이 되면 비슷한 흐름이 반복됩니다.

규칙을 만들고, 예외를 만들고,

그 예외에 대한 논쟁이 생기고,

관리 포인트가 계속 늘어나면서,

결국 어느 순간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없애는 게 낫지 않을까요?”

많은 조직에서 좋은 제도가 사라지는 이유는

악용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 제도를 관리해야 하는 피로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이런 흐름은 다양한 제도에서 반복됩니다.

연차 무제한, 재택근무, 사이드 프로젝트, 유연한 근무 시간, 티타임 비용 지원 등.


처음에는 이런 의도로 시작됩니다.

“사람들을 믿고 자율성을 주자”

“각자의 상황에 맞게 더 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하지만 어느 순간 내부에서 이런 질문이 등장합니다.

“저건 너무 자주 쉬는 것 아닌가? 우리 팀 성과는 관심이 없나?”

“왜 저 사람은 계속 재택이지? 잘 집중하고 있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왜 사무실에서 하고 있지?”

“저 모습을 보니까 나만 손해보는거 같은데?”


그리고 이런 질문이 쌓이기 시작하면

논쟁이 잦아지며, 제도는 점점 규칙으로 바뀌고,

관리가 복잡해지다가, 결국 사라지기도 합니다.


다른 질문을 먼저 해보기


그래서 저는 문화나 제도에 대해 생각할 때

조금 다른 질문을 먼저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제도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라는 질문보다

“내 행동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를 먼저 스스로 돌아보는 것입니다.


조직에는 항상 다양한 기준과 관점이 존재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과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차이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어렵습니다.

가끔은 이런 억울한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난 악용하는 것도 아닌데?”

“난 재택을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데?”

“난 회사에서 사이드 프로젝트 생각도 안 하는데?”

실제로 본인에게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에서는

개인의 최적 선택이 항상 조직 전체의 최적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주변 팀원들이 영향을 받거나

“그 케이스는 괜찮은 건가?”

“어디 까지가 조직에 영향을 끼치는 선이지?”

라는 의문과 논쟁이 발생한다면


그 행동은 개인에게는 문제가 없더라도

조직 전체 관점에서는 마이너스가 됩니다.


그래서 제도와 문화에서는

개인의 기준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맥락을 함께 고려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좋은 문화는 자정 작용 속에서 만들어진다


저는 딜라이트룸의 문화가

자정 작용 속에서 유지되고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조직 안에는 각자가 생각하는 상식의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는 같은 행동도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 차이가 생기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차이를 그냥 두지 않고 맞춰가는 과정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내 생각의 기준과 회사의 기준이 다른 것 같다”

“이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맞는지 애매하다”

라고 느껴진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먼저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딜라이트룸에는 정기적인 1:1 미팅, CEO Office Hour 같은 소통 창구가 있습니다.

이런 채널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다 보면

많은 부분이 자연스럽게 맞춰지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가 함께 기준을 정리해 나가기도 합니다.


우리 원칙 중 하나인 Find the balance

결국 이런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문화는

각자만 조심한다고 만들어지기보다는

서로 자연스럽게 상기시켜주고,

필요하면 이야기해주고,

함께 기준을 맞춰가면서

조금씩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정 작용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조직이라면

많은 제도들은 굳이 규칙으로 만들 필요도 없고,

좋은 문화는 계속해서 유지될 것입니다.


딜라이트룸이 앞으로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규칙을 늘려가는 조직이 아니

조직 전체를 고려하는 태도와 문화 속에서

굳이 규칙을 만들 필요가 없는 조직에 가까워지도록

저 포함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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